동경과 현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트빌리시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

트빌리시는 조지아공화국의 수도로 조지아의 동남부 쿠라강 유역에 위치하며 도시의 이름은 도심 한복판에 온천이 있는 특징을 담아 조지아어로 '온화한 곳'이라는 뜻을 갖는다.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하였던 지역으로 청동기와 철기시대에는 캅카스 지역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살았던 곳이며 전설에 따르면 5세기 중반 리베리아 왕국의 바흐탕 1세가 이 지역에서 사냥을 즐기다가 온천을 발견하고 도시를 건설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아들 다치 왕은 왕국의 수도를 트빌리시로 옮겨 새롭게 도시를 조성하였고 이후 6세기부터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다. 트빌리시는 주변의 많은 이민족들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잦은 충돌로 인해 여러 민족과 문화가 융합된 캅카스 지역에서 가장 큰 국제적 도시로 발전하였다. 500여 년이 넘는 동안 트빌리시는 이민족의 치하에 있다가 1122년 조지아 왕국의 다비트 4세가 셀주크 왕조를 몰아내고 트빌리시를 되찾아 다시 수도로 지정하였고 그의 손녀 타마르 여왕의 통치기에 트빌리시는 부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1236년 몽골제국의 침략으로 약 100년간 몽골제국의 지배하에 놓였고 이란의 지배를 받다가 1801년 러시아제국에 편입되면서 러시아의 캅카스 지역 통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러시아는 흑해의 바투미와 포티를 연결하는 도로와 철도망을 건설하며 트빌리시를 근대 도시로 발전시켜 19세기 중반 무렵에는 캅카스 지역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고 문화적으로도 번성하여 조지아 근대문학을 이끈 많은 작가들이 배출되었다. 1921년에는 소련의 지배에 들어갔다가 1991년 독립하였지만 2000년대 초까지 마피아의 유혈 충돌과 높은 범죄율로 치안이 불안한 도시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2003년 장미혁명으로 부패한 경찰 조직을 해산하고 새롭게 치안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도시가 되었다. 트빌리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위치로 고대로부터 실크로드의 길목으로 번영하였고 그리스, 로마, 비잔틴, 러시아와 페르시아의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였다. 이에 따라 종교적으로 조지아 정교의 본산이면서 고대의 조로아스터교부터 유대교, 동방 정교회, 이슬람교까지 다양한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트빌리시 주요 명소 

성삼위일체 성당 - 건축가 아킬 마인디아스빌리의 설계로 2004년에 완공된 건축물로 조지아 정교회 독립 1500주년 기념과 조지아 독립 공화국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성당은 본당과 종탑, 대주교 사택, 수도원, 목회 신학대학교, 휴게실 등 복합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지아의 전통적인 건축양식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돔 형식의 지붕과 돔 위에 세워져 있는 7.5m 높이의 황금 십자가가 볼거리이며 내부에는 9개의 예배당이 있다. 건축자재는 천연 재료를 사용했으며 바닥은 대리석 타일로 제단은 모자이크로 장식했고 내부 벽화는 아미란 고글리즈가 이끄는 예술가 단체에 의해 그려졌다. 

나리칼라 요새 - 트빌리시 식물원과 하맘 유황온천 사이 가파른 언덕 위에 양 벽을 쌓아 세운 요새로 7세기 이슬람의 우마야드 왕조 때 증축되었고 7~8세기에 아랍인들에 의해 건축되었다. 최초 설립 당시의 주요 뼈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상부 요새와 하부 요새로 이루어져 있는데, 성채인 상부 요새는 산등성이 높은 곳에 있어 주변 환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외부 침입 당시 마지막 보루의 역할을 했다. 산비탈 아래 급경사 진 곳에 상부 요새와 평행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하부 요새는 근처에 있는 강을 가로막고 위치하며 요새 꼭대기에 있는 직사각형 모양 망루인 샤크타티탑은 외부의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외세의 침략으로 훼손과 복구를 거듭하였으며 현재의 건물 프레임은 7~8세기 아랍인들의 건축양식을 요새의 형태는 16~17세기 당시 건축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조지아 국립 미술관 - 1920년 일찍이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고 서구 교육을 받은 젊은 조지아 출신 예술가들의 노력으로 문을 열었고 1950년 국립 박물관으로 승격되었다. 조지아 예술사를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예술학자인 샬바 아미라나슈빌리가 1939년부터 39년 동안 조지아 국립 미술관장을 맡으면서 소장품 확장과 전시 기획 등 미술관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1950년부터 샬바 아미라나슈빌리 미술관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조지아 국립 미술관 3~5층은 영구 컬렉션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조각 작품과 회화, 드로잉, 오브제 등을 시간순으로 관람할 수 있다. 소장품으로는 8~13세기 주화와 10~12세기 칠보 에나멜을 대거 소장하고 있으며 가장 귀중한 소장품은 에메랄드, 루비, 진주로 비문이 새겨진 타마르 여왕의 황금 십자가다. 

메테히 교회 - 5세기경 바흐탕 골가사리 1세가 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새를 지으며 함께 지은 교회가 모체이며 현존하는 메테히 교회는 조지아의 왕 드미트리오스 2세가 1278년부터 약 6년에 걸쳐 건립한 것으로 메테히 승천 교회로도 불린다. 17~18세기에 카르트리를 통치했던 이슬람 왕 로스톰은 이 교회 주위에 튼튼한 요새를 건립했고 1801년에는 러시아 법에 의해 군막으로 지정되기도 하며 이곳은 종교적인 의미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 러시아 통치 기간 중 악명 높은 감옥으로 사용되어 구소련의 통치자 스탈린이 투옥되기도 하였다가 1938년에는 완전히 폐쇄되었다. 1980년대 말 조지아 총대주교 일리아 2세와 훗날 조지아 대통령에 당선된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아 등이 교회의 복구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 1988년 다시 교회로서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 교회는 중세 시대에 가장 성행했던 건축양식인 크로스 큐폴라 형태로 조지아 정교회로서는 특이한 형태인 돔으로 지어졌고 동쪽 정문에 있는 4개의 기둥은 구식으로 지어졌다. 교회 앞에는 1961년 조각가 아마슈켈리가 제작한 바흐탕 골가사리 1세의 기마상이 서 있고 교회 안마당에는 세 개의 종이 있다. 

 

트빌리시 여행 준비

트빌리시는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다. 동계 기간부터 추위가 시작되어 4월 초까지도 쌀쌀한 편이며 5월 중순부터는 더운 날씨가 시작된다. 여름철 날씨가 매우 무덥지만 겨울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강설량이 적다. 시차는 한국에 비해 5시간 늦다. 전압은 200~220V로 한국과 유사한 전압 및 주파수를 사용하고 플러그 모양도 동일하나 현지 전력 사정 및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소형 가전의 경우 멀티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팁 문화는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지불할 필요는 없다. 물가는 식료품과 대중교통, 문화생활비 등 한국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