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의 흔적이 서린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200여 km 떨어진 오스트리아와의 국경 근처 S자로 완만하게 흐르는 블타바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도시다. 붉은 지붕과 둥근 탑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체스키 크룸로프는 체코가 공산 국가였던 시절에는 낙후된 도시에 불과했으나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13세기 남 보헤미아의 비테크 가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고딕 양식의 성을 짓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건물들이 일부 추가되었으나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물은 거의 없어 중세 마을의 특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체스키크롬로프는 다른 중세 도시들처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있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과 카페가 가득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해마다 6월에는 축제가 열리는데 마을 사람들 절반 이상이 르네상스 시대의 옷을 입고 거리에서 공연을 한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하루면 돌아볼 수 있으므로 열차 시간만 주의하면 프라하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근교 관광지다.
체스키 크룸로프 주요 명소
체스키 크룸로프 성 - 체코에서 프라하 성 다음으로 큰 성이며 고딕 양식의 최초의 성은 13세기 전반 영주의 명으로 블타바 강이 내려다보이는 돌산 위에 세워졌다. 이후 14세기 들어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건물인 르네상스 양식의 흐라데크를 증축하였고 16세기에 지붕의 둥근 탑과 회랑 등을 증축하였다. 1680년대에 에겐베르크 가문의 요한 크리스티안 1세가 바로크 식으로 성을 개축하였고, 뒤이어 슈바르젠베르크 가문의 후손들이 광범위하게 수리하였으며 1950년 체코 정부가 성을 인수하여 일반에 공개하였다. 성 내부에는 영주가 거주하던 궁전과 예배당, 바로크식 극장 등이 있고 각각의 건물들은 정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스보르노스티 광장 - 시청이 위치한 체스키 크룸로프의 중심가로 네모반듯한 작은 광장 주변을 중세 시대부터 바로크 시대까지 세워진 각양각색의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흑사병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마리아 탑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철마다 장이 들어서고 관광 안내 센터에서는 한국어로 된 체스키 크룸로프 브로슈어도 구할 수 있다.
라트란 거리와 이발사 다리 - 라트란 거리는 시대별로 아름다운 주택 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어 체스키 크룸로프 역사 지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소박함과 고풍스러움이 공존하는 분위기 덕분에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이 길은 '이발사 다리'라고 불리는 라브제니츠키 다리를 통해 시내 중심가와 이어지고 다른 끝에는 체스키 크룸로프에 있던 9개의 성문 중에 현존하는 부데요비츠카 문이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 여행 준비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데 비해 겨울은 습하다. 여름은 평균기온이 16도 정도로 많이 덥지 않고 한낮에도 습도가 낮아 여행하기 좋다. 겨울에는 해가 나지 않아 실제 온도보다 체감 온도가 낮으므로 든든한 방한복은 필수다. 시차는 한국보다 8시간, 서머타임에는 7시간 느리다. 팁은 식사를 한 후 테이블에서 영수증을 요청하고 영수증에 찍힌 가격의 10% 이내로 끝자리를 0이나 5에 맞춰서 팁을 주면 된다. 물가는 교통, 숙박, 식비 등 생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다. 치안은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양호한 편으로 밤늦게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위험하지 않고 소매치기도 다른 서유럽 관광도시에 비해 적은 편이다.
'세계 도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문화와 맛을 만나는 도시 후쿠오카 (1) | 2023.09.11 |
---|---|
동경과 현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트빌리시 (0) | 2023.09.04 |
이탈리아 패션과 문화의 중심 밀라노 (1) | 2023.08.31 |
음악과 예술의 수도 잘츠부르크 (0) | 2023.08.30 |
중세의 거장, 현대의 매력을 지닌 도시 요크 (0) | 202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