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시간을 건너온 도시

프라하성

체코 공화국의 수도 프라하

프라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도시 가운데 14번째 대도시이며 보헤미아(Bohemia)의 역사적 수도다. 로마네스크 시대에 세워져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를 거치며 번영한 프라하는 풍부한 역사와 함께 중부 유럽의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지다. 여러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주거지였으며 특히 카를 4세 대제의 활동지였다. 이곳은 보헤미아 개혁, 프로테스탄트 개혁, 30년 전쟁, 그리고 20세기 역사에서 양차 세계대전과 전후 공산주의 시대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프라하 카를교(Charles Bridge)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와 프라하성을 연결하는 블타바강의 가장 오래된 다리다. 카를교는 여행자들에게는 성으로 향하는 관문이 되고 소설가 카프카를 되새기며 다시 구시가로 돌아오는 길에는 사색의 연결로가 되는 곳이다. 다리의 난간 양쪽에는 성서 속 인물과 체코의 성인 등 30명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17세기 예수 수난 십자상은 다리 위 동상 중 최초로 세워졌다. 가장 인기 높은 작품은 성 요한 네포무크의 상이다. 동상 아래 부조에는 바람을 피 왕비의 비밀을 밝히지 않아 혀를 잘린 채 강물에 던져지는 요한 네포무크 신부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동상 밑 동판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행운이 깃든다는 전설 때문에 그 부분만 반질반질하게 퇴색돼 있다. 카를교는 그 역사가 천년을 넘어선다. 9세기 초 나무로 지어졌던 다리는 홍수로 여러 차례 유실됐고 현재의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은 보헤미아의 왕인 카를 4세 때다. 50년의 공사 과정을 거쳐 1406년에 완공되는데 600년이 흐른 최근에도 다리의 초석을 놓은 오전 5시 31분을 기리며 축포를 쏘는 풍습이 남아 있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Prague Old Town Square)

프라하 구시가 광장은 블타바 강 오른쪽 오래된 구시가의 중심에 위치한 광장이다. 11세기 무렵부터 교역을 기반으로 형성된 지역이며 역사가 오래된 만큼 광장을 둘러싼 아름다운 건축물들에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등 시대별 건축 양식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구시가 광장과 그 주변으로 얀 후스 동상, 구 시청사와 천문시계, 틴 성모 교회, 골드 킨스키 궁전, 돌종의 집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프라하성(Prague Castle)

프라하성은 체코를 대표하는 국가적 상징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성으로 프라하 구시가지의 블타비강 맞은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건설될 당시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3세기 중엽에 초기 고딕 양식이 첨가되고 이어 14세기에는 프라하 출신인 카를 4세에 의해 왕궁과 성 십자가교회 등이 고딕 양식으로 새롭게 건축되면서 체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그 뒤 블라디슬라프 2세 때 후기 고딕 양식이 가미되고 1526년 함스부르크 왕가가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다시 르네상스 양식이 도입되었다. 그러다 바로크 시대인 1753년부터 1775년 사이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는데 시작에서 완성될 때까지 900년이나 걸렸다. 1918년부터는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면서 내부 장식과 정원이 새롭게 정비되었다. 왕궁뿐 아니라 성안에 있는 모든 건축물이 정교한 조각과 높은 첨탑,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으로 꾸며져 유럽에서도 중요한 역사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하 미술관(Mucha Museum)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체코 출신의 화가 알폰스 무하(Alphonse Maria Mucha)의 전시관이다. 무하의 작품 세계와 삶을 조명하기 위해 1998년 프라하에 문을 열었다. 1860년 체코에서 태어난 알폰스 무하는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아르누보 예술가로 명성을 날리다가 1910년 고국에 안착 후 1939년 프라하에서 생을 마쳤다. 미술관은 100여 점이 넘는 무하의 작품들을 테마에 따라 총 7개 섹션으로 분류해 전시 중이다. 무하가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회화, 사진, 파스텔, 석판화, 포스터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여 무하와 무하의 가족들, 친구들의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살펴볼 수 있다.

 

프라하의 음식

체코는 유럽의 내륙 안쪽에 자리한 만큼 고기를 재료로 한 스튜나 오븐요리가 발달했다. 소고기 등심을 요리해서 각종 채소와 허브를 끓여 만든 소스를 끼얹어 먹는 스비치코바, 돼지고기를 말리거나 훈제시킨 슌카, 체코식 족발 요리 콜레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