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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자

두근두근 후쿠오카 3막 1장

by 몽글맘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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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서의 세 번째 날.
오늘은 버스 투어를 하는 날이다. 호텔 바로 앞이 모이는 장소라서 이동할 필요 없어 너무 좋다. 버스 좌석 선점을 위해 서둘러 준비하고 내려가 1층에 있는 스벅에서 모닝커피를 준비했다.

일본 스벅은 빨대와 스푼, 시럽 두 가지와 설탕도 세 가지가 일회용으로 준비되어 있다. 빨대 하나도 직접 내주는 우리나라 스벅과는 좀 다른 점이다.
호텔 앞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투어버스를 기다린다. 투어업체들이 비슷한 시간에 이곳에서 출발을 하는지 가이드가 업체 깃발을 들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도 예약한 곳의 깃발을 찾았다. 버스투어를 알아볼 때 대부분 유후인과 다자이후, 벳부를 다녀오는 코스로 되어있었는데 온천에 별로 관심이 없는 우리는 벳부 대신 히타를 가는 곳으로 선택했다. 가이드를 찾아 좌석을 지정받고 노란색 관광버스에 올랐다. 첫 번째 목적지인 유후인까지는 두 시간 정도 걸렸고 가는 동안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유후인에 대한 설명과 직접 그린 약도도 주고 후쿠오카의 맛집 예약까지 모두 도와주는 등 세세하게 신경 써주는 모습이 인상 깊다.

유후인은 관광지로 꾸며진 작은 시골 마을 느낌이다.
버스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곳은 지브리샵.
시작부터 우리의 발을 오래 붙잡았다.
유후인 관광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긴린코 호수를 향해 가는 길에 다양한 상점들과 먹거리들이 늘어서 있다.
후쿠오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서인지 이곳 역시 상점마다 한국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몇 가지 유명한 음식들도 먹어보았다.
미르히 푸딩, 금상 고로케, 폭탄 타코야끼, 버섯 구이를 먹었는데 커다란 표고버섯을 바로 양념해 치즈 올려 구워주는 버섯구이는 정말 최고였다. 미르히 푸딩은 포장해서 나중에 먹었는데 역시 배신하지 않는 맛. 금상 고로케는 쏘쏘 했고 폭탄 타코야끼는 홍대에서도 먹어본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단체투어의 단점은 역시 시간제약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버스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브리샵과 길거리음식에 시간을 빼앗겨 발걸음이 바빠졌다. 서둘러 호수로 향하는 길에 뭔가 눈에 익은 새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얼마 전 본 지브리 영화에 출연한 그분인가..
우아한 자태로 서서 촬영에 응해주는 걸 보니 역시 맞나 보다.
사인이라도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우리는 다시 호수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후쿠오카에서의 3박 4일 동안 딱 하루 맑았던 날.
긴린코 호수를 보여주려는 배려였을까.
호수에 비치는 하늘은 어쩜 그리도 푸르던지.
주변에 수많은 관광객들의 소음이 없었다면,
짜인 일정으로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그저 바라보고 싶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밀려드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걸음을 돌렸다. 바쁘게 버스로 향하는 길에 눈길을 사로잡는 유리공예품도 잠시 감상하고 다음 목적지인 히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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